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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라는 빨강와 파랑의 경계에 있다.
그래서 어떤 보라는 핑크톤이고 어떤 보라는 블루톤이다.
자색처럼 보이기도 하고 남색처럼 보이기도 한 까닭은 이 때문일 것이다.
화장대와 책상서랍, 옷걸이에마다 온통 보라다.
아이라이너와 아이섀도우, 립스틱, 매니큐어, 클립, 칼, 지우개, 수첩, 티셔츠, 치마, 목도리, 장갑, 양말까지...
그래도 늘 성에 차지 않는다.
이 보라는 빨강이 강하고, 파랑이 강하고, 하양이 강하고, 반짝이가 들어서...
진짜 내가 원하는 보라가 어딘가에 있을 것 같다.
사람들은 내게 "보라색이 왜 좋아?"라고 묻곤 한다.
그 때마다 뭐라고 답했는지 기억나지 않는다.
누구도 내가 왜 보라를 좋아하는지 이해하지 못하게 어리벙벙하게 설명하고 넘어갔을 것이다.
제대로 말해보자면...
그냥 좋다. 이래서 저래서 좋지 않고 그냥 보라를 보는 순간
'아~좋다. 기분 좋다'다.
심지어는 황홀해서 떨리기도 하고 필요도 없는 물건임에도 집에 오는 손에 들려있곤 한다.
마음이 좋아해서 머리가 뭐라고 말 같게 표현하지 못하는 것 같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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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짜 달빛