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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4.04.24. 경복궁역내. photo by borasay
* 2004.04.25. 녹사평역내. photo by borasay
지난 주말, 경복궁역 근방에 있는 대림미술관에 갔다. 4시 30분까지 가야 하는데 5시에 도착했다. 미안해서 문자를 날렸다. '먼저 관람하고 계세요' 답장이 왔다. '반까진데' 본의 아니게 약속 시간보다 일찍 나온 꼴이 되었다. 뭘 하고 놀까 하다가 경복궁역에 카메라를 들이대 보았다. 국내 어떤 역보다도 카페스러운 조명을 자랑하는 경복궁역은 이름에 걸맞게 경복궁의 한 귀퉁이를 잘라 놓은 듯 고풍스럽다. 석등도 있다. 돌담역이라 불러도 어울릴 듯하다.
다음날 (딱 한 번 본 적이 있는 모 잡지사 기자분의) 결혼식이 있어 녹사평역에 갔다. 결혼식 가는 거 싫어하는 선배는 X 씹은 표정이었고, 새로운 곳에 가보는 즐거움인지 별로 친하지도 않은 사람의 결혼식에 가보는 희박함의 재미인지 신이 난 내가 먼저 도착했다. 뭘 하고 놀까 하다가 녹사평역에 카메라를 들이대 보았다. 녹사평역은 한마디로 '신신빠이롱'이었다. 출구가 4개 뿐인 것이 우리 역과 똑같네... 라며 정감이 간다 했더니 웬걸? 스뎅냄새 물씬 풍기는 인테리어에 심지어 돔까지... 자연광의 찬란함이 역사 내부를 환히 비춰주었다.
할당된 공간의 크기가 같을지라도 그것이 어떤 목적으로, 어떤 사람들이 쓰느냐를 직관적으로 파악하는 일, '아름다우면서도 실용적으로' 구성하는 일, 건축도 참 고단하고 짜릿한 일이겠다. 3호선 금호역은 금호동의 서민들이 지하철을 타기 위한 출입구로 이용하는 역이다. 실용적이지만 아름답지는 않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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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이세이~ [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