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파선 따라 편도선이 부었다
소염제 바로론과 항생제 앙띠프로를 이틀 째 복용했지만 임파선과 편도선은 나 몰라라
새엄마와 이틀을 보내고 엄마 품으로 돌아와 두 잔의 유자차를 마셨지만 차도가 없다
'가장 좋은 약은 사랑입니다'라는 바로론의 말은 거짓?
기사를 쓰려다가 한숨 청했다
엄마는 안방 불을 꺼주시고 이불을 덮어주시고 전기장판을 3에 맞춰주시고 젖은 수건을 머리맡에 널어주신다
잠이 올랑말랑
엄마는 낮은 소리로 뉴스를 듣고 계신다
후세인 전 이라크 대통령의 사형이 우리 시간으로 오늘 정오에 집행되었습니다
아 사형
부산시 해운대구 기장군 일광에서 사육하던 반달곰 한 마리가 탈출했습니다
급히 출동한 해운대경찰청 소속의 경찰들은 반달곰에게 공포탄을 쏜 뒤 사살했습니다
아 사살
한 중학생이 비누만들기의 재료로 구입한 화학약품을 두 명의 초등학생에게 뿌렸습니다
비누의 화학약품은 사람에게 나쁜 거구나
씨티은행에서 고객들의 카드요금을 두 번 인출하는 사고가 발생했습니다
씨티카드를 사용하는 고객 중 우리은행 계좌로 결재하던 고객 2000명의 고객들에게
카드요금이 이중으로 부과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습니다
씨티은행 측은 천재지변으로 인한 시스템 오류라며 고객들에게 일일이 사과의 전화를 했다고 밝혔습니다
어떤 천재지변이었을까
심란하다
일어나 앉았다가 작은방으로 가서 컴퓨터를 켜고 네이버에 로그인해 내 블로그에 가서 노래를 부른다
임파선과 편도선이 부으면 고음처리가 안 되는구나
목욕탕에 가셨던 어머니가 돌아와 함께 곰국에 밥을 말아먹고 다시 바로론과 앙띠프로를 먹는다
또 한숨 청해본다
엄마는 9시 뉴스데스크를 낮은 소리로 시청하신다
후세인 이라크 전 대통령의 사형장면이 공개됐습니다. 이상호 기자, 소식 전해주시죠
이상호 기자아저씨 복직하셨구나
교수대가 보입니다
후세인이 교도관들과 함께 교수대로 향합니다
교도관들은 얼굴에 검은 복면을 하고 있습니다
후세인은 마지막으로 마호메트를 향한 기도를 합니다
후세인의 목에 밧줄이 둘러집니다
후세인의 얼굴이 하얗게 질립니다
이제 곧 후세인의 발 아래 있는 나무판이 아래로 열리게 됩니다
공개된 화면은 여기까지입니다
다음 장면은 싸늘한 주검이 된 후세인의 모습입니다
눈이 보이지 않는 사람들의 세계는 얼마큼일까
차라리 눈으로 볼 걸
이상호 아저씨의 목소리가 그렇게 담담하고 그렇게 살벌한 줄 몰랐네
오후 뉴스는 내 임파선에 스트레스를 주었고 9시 뉴스데스크는 내 편도선에 스트레스를 주어
연탄목도리에 둘러싸인 내 목은 대략 에일리언
부시X끼
엄마 뒤에 숨어서 고자질이나 하는 덜떨어진 아들처럼
나라 뒤에 숨어서 드러운 짓만 해대는 꼬라지라니
언제쯤 이런 비상식이 세계를 아우르지 못할까
반달곰은 24년 동안 독재를 한 것도 아닐 텐데 왜 죽임을 당했을까
그 중학생은 왜 저보다 어린 초등학생들에게 그 약품을 뿌렸을까
오락실에서 오락에 몰두해 무아지경에 빠져있었을 그 아이들에게 무슨 원한이 있어
씨티은행은 이름을 바꿔야하지 않을까
하는 짓거리에 비해 이름이 너무 세련되고 젠 체다
운명은행, 티끌은행, 평민은행, 씨디은행, 낫은행, 사죄은행, 진정은행
그래도 제일 남는 건
사형은 과연
사회적 살인은 정당한가
살인이 죄인 살인자를 살인한다
대안... 없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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自作_드디어 2007년 1월 3일 AM 00:07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