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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lking About : 自作_고양이가죽었다

Name : borasay

고양이를 죽였다
고양이는 제 명대로 살다간 거니까 내가 죽인 게 아닐지도 모른다
죽기로 되어있는 시간에 죽은 건데 그 때 내가 그 위를 지나간 걸 거다

고양이가 죽었다
새벽녘 안개
무진(霧津)으로 가는 길인가
끼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익
브레이크를 밟았는데도 몇 미터를 더 가는 물색 없는 자동차
운전석 앞바퀴가 무언가를 넘고 있다
물컹거리는 무언가를 뭉개면서 넘고 지나간다
엉덩이가 느낀다
등뼈가 느낀다
... 뇌가 느꼈다
심장은... 제일 먼저인지 제일 나중인지 모르겠다

고양이가 죽었다
고양이를 죽였지만 고양이가 죽은 걸 거다 아마
죽고 나서 뭉갰는지
뭉갤 때까지 살아있었는지 모른다

이러나 저러나
고양이는 죽었다.

piri 2007/01/05 *
나 고양이? 죽은 건 학실해. 미리 죽어있었는지 막 죽었는지 모르겠지만 손톱도 없던 나의 사랑..


borasay 2007/01/07
그대는 절대 고양이가 못 되지요. 그대는 고양이를 알고 잠시 사랑도 했지만 고양이는 안기지 않았어요. 그것이 슬프지만 고양이는 죽었어요. 이제 시체도 사라져가요. 고양이를 잊으라고 부탁하지는 않을께요. 그냥 모든 걸 'fact'로만 기억해 줘요. 아무런 마음 넣지 말고. 뉴스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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