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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이 강북에 비해 좋은 점 중 하나는
뾰족한 뭔가로 물컹한 내 어딘가를 지익하고 찔러대는 사람의 수가 비교적 적다는 것이다.
금호동도 그렇고 종로, 광화문, 시청, 서울역 등지에서는 운을 점쳐볼 것도 없이 그런 이들의 무차별적인 습격을 당해야 한다.
그래서 강남에 등장하는 이들의 모습의 잔상은 더 오래가는지도 모르겠다. 드무니까.
취학 전이었을 때 청학시장에서 가장 외진 곳에서 신발을 팔던 할아버지.
몇 켤레 되지도 않고 유행을 따르지도 않는 촌스러운 신발뿐이어서 그에게서 신발을 사는 이는 별로 없었다.
나는 그 때 그가 할머니였다면 울지 않았을 거라는 걸 알았다.
어제 시청역 2번 출구를 막 벗어나 뭘로 허기를 달랠까 고민하며 인근 상가들을 주욱 훑다가 또 당했다.
지하철 배기구(?) 같은 데 올라앉아 발에 붙은 때인지 이인지를 털어내고 있는 그 남자.
양말도 신기지 않은 양발은 동상과 때가 만나 청동조각상 같은 허물로 뒤덮혀 있었다.
발에 붙은 무언가를 털다가 머리카락으로 손을 옮겨 뭔가를 또 떼내기 시작했다.
그러다 아방가르드하기 그지 없는 웃옷을 벗어 털기 시작하는데 내 걸음은 빨라지고 말았다.
그 옷에 붙은, 도무지 고향을 알 길 없는 먼지 한 톨이라도 마시게 될까 봐.
아, 어쩌란 말인가.
저 아줌마가 문맹이시기를 바라는 건 같잖은 동정일까.
왜 하필이면 저 자리에 앉으셨을까.
혹시 정말 문맹이신 걸까.
불편한 그들이 불편한 진실이라 차마 한 마디 따지지도 못하는 걸까.
아, 어쩌란 말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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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복이 점점 좋아지는 걸요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