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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lking About : 自作_틀

Name : boras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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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딪혀도 깨지지 않는
나는 차돌이었다

떠나가는 사람의 뒷모습을 보며
눈물 흘리지 않는
나는 차돌이었다

단단함이 아름다움이야
무너지지 않아

시간은 오해를 이해로 가게 하고
이해는
나를 차돌에서 풍선으로 만들었다

물찬 풍선은
제멋대로 퍼지고 구르기 시작했다
이제 곧 터져버릴 거 같아
물이 빠져버리고 나면

찢어진 풍선은 그나마의 물기도 잃고 마르고 마르다 낙엽처럼 날아다니다 여기저기 밟히고 채여서
조각조각 나서 결국은 먼지로 변해 가본 적도 없는 이 골목 저 골목을 헤매이다
우연히 아주 우연히 떠났던 그 사람을 만나게 되면
입이 없어 말하지 못하고 눈이 없이 바라보지 못하고 귀가 없어 듣지도 못하고 코가 없어 향기 맡지 못하고 손이 없어 만지지 못하고 발이 없어 다가가지 못하다 마음만 남아 울고 울고
다시 뒷모습을 보기 싫은데 바람 따라 원하지 않는 곳을 날아가
이제 언제 또 다시 만나질지 아니 만나질지 알지 못한 채 부스러기 부스러기 점점 더 부스러기 되어 가다
현미경으로도 알아볼 수 없는 부스러기가 되고 말아 마음도 없어지고
끝내 내 틀은 너였다 전하지 못한 채

borasay 2004/04/01
2000년 어느날, 지휘하듯 바람이 불던 어느날, 집으로 가는 길... 석류나무 가지가 담장 밖으로 뻗쳐 있었다. 익을대로 익어 농염한 석류알들이 드러난 채... 가지가 높아 쉽게 딸 수도 없는 석류를 쳐다보며... 저것들은 이제 곧 아스팔트 위로 떨어지고 벌레들을 불러모으면서 썩어가겠지... 너덜너덜해지다 길가쪽으로 몰려드는 먼지들 틈에 끼여 언제 석류인 적이 있었던가 싶게 부서져서 굴러다니겠지... 했다. 그 때의 기억이 어젯밤에 살아났다... 난데없이...


최사장 2004/05/20 *
무서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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