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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4.08.10 파주출판단지에 핀 노란꽃
노랑색을 싫어했다.
흐드러지게 미친 년 꽃다발처럼 마구 피어난 개나리를 보며 '나는 저 색이 싫다'고 했다.
'거짓말 같아서' 싫다고 했다.
그 때는 거짓이 들어간 건 다 위선이라고 생각했다.
손해를 보거나 돌아가는 길이라도 뭐든 진짜 냄새가 나는 게 좋았다.
플라스틱 바가지로 육수를 퍼담는 식당이 싫었고, 자장면 못하는 중국집이 싫었고, 내숭 떠는 여자는 미치도록 싫었다.
속에 있는 건 밖으로 꺼내 보여줘야 진짜고, 싫은 건 싫다고 말하는 게 진짜라고 생각했다. 더불어 좋은 건 좋다라고 말하는 게.
지난 봄부터인가 그 미친년 꽃다발 같던 개나리색이 질리는 단맛 같지 않고 우주에서 날아온 색 같아서 그만 좋아져 버렸다.
여전히 바나나 우유의 뭉근한 노랑색이 좋지만, 개나리색도 좋아져 버렸다.
거짓말은 나쁜 게 아니었다. 진짜가 다 좋은 건 아니었다.
개나리가 보고 싶다.
개나리가 우거진 그 길을 다시 걷고 싶다.
서서히 마감의 눈으로 다가가고 있는데, 지레 겁이 난다.
써야 할 기사보다 쓴 기사가 많은 것을 위로 삼으며 버티지만
이미 머릿속은 단어 고갈과 남발, 중언부언 등등으로 하얗게 샌 것 같다.
여섯 꼭지 중에서 세 개는 만만하고 세 개는 두렵다.
아, 뭐부터 할까? 이런 데서 성격이 나오는데...
나는... 만만한 꼭지부터 쓸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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딱히 궁금하지 않을 May군의 근황 [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