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재테크 칼럼 이미지 컷 촬영을 앞두고,
팀장님이 건넨 원고의 내용을 읽어보니 아들이 어머니의 빚을 대신 갚아주었는데,
나중에 어머니가 아들에게 대신 갚은 돈의 일부를 돌려주었다.
이것은 증여인가, 채무관계에 대한 빚 청산인가 뭐 그런 내용이었다.
어떤 이미지로 칼럼을 조력할 사진을 찍을 것일까.
번뜩 스친 아이디어가 일방통행로와 양방통행로였다.
증여가 일방통행이고, 채무관계가 양방통행이라나. 왜 인간관계를 화살표를 표현하려 했을까.
이 지독한 관성...
나는... 미친 세이는...
한 사람만 생각하고 살았다.
그게 무려 2001년으로 거슬러 올라가고 1278일하고도 21시간 56분 전의 일이다. (꼬진 휴대폰의 세련된 D-Day 플러스 기능)
서울로 올라오고 살아도 여적지 못 잊고 살았다.
정말 징그럽다 생각한 것은 저 가게다.
사무실로 가는 버스를 타고 다니는 3년 내내 아침 저녁으로 저 가게 앞을 지나다녔다.
다행히 현 직장과는 거리가 있어 이제는 볼 일이 뜸해졌다.
며칠 전에 외근 나갔다가 밀리는 차 안에서 한 번 찍어보았다.
저 이름을 당당하게 쳐다본 적이 없었군.
무슨 용기였을까.
며칠 전 꿈에 연 3일 나오자 궁금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목소리를 들어본 지 꽤나 오래되었다는 생각이 들자 갑자기 미치게 목소리가 듣고 싶어졌다.
'지금 거신 번호는 없는 번호입니다. 다시 확인하시고 걸어주세요'
친절하나 감정이라고는 없는 그녀의 멱살이라고 잡아야 성이 풀릴 것 같았는데...
없는 번호를 등록하고, 없는 사람을 생각하고 살았군.
이건 정말 미친 짓이다.
그런데 왜 아직도 못 버리는 걸까.
내 속의 알콜과 니코틴의 독을 다 합하면 그 독으로라도 죽었어야 하는데
왜 살아서 건재한 걸까.
지긋해서 토해버릴 만큼 꽉 차 올랐는데
어디로도 가지 않고 내 속에 튼 둥지를 떠나지 않는다.
미칠 것 같은데 미치지 않는 이 상태...
고층 아파트 베란다에서 주인의 손을 이탈한 날계란이 바닥에 닿기 전의 그 상태...
초조와 허망, 긴장과 절망을 오가는... 비슷한 감정과 극도의 감정을 오가는 이씹팔살의 세이...
이제는 당당하게 나는 그 사람을...
한결이가 아닌 이상길을 무지무지 좋아했었다고 말하고 토하고 돌아설 거다.
이건 미친 짓이니까.
멜로드라마에는 꼭 나오는 윤수혁과 같은 인물들.
결과가 뻔한데 자기 마음 단도리 못하고 버벅대는 인물들.
그들을 보면서 짜증내지만 남 일이 아니라는 걸 결국 인정하고 마는 게 싫어져서.
연관된 사진 찍어놓고 변태처럼 혼자 보고 들킬까봐 조마조마하기 싫어져서.
행복하고 싶어서.
아아악악~~~~~~~~~~~~~~~~~~~~~~~~~~~~~~~~~~~~~~~~~~~~~~~~~~~~~~~~~~~~~~~~~~~~~~~~~~~~~~~~~~~~~~~~~~~~~~~~~~~~~~~~~~~~~~~~~~~~~~~~~~~~~~~~~~~~~~~~~~~~~~~~~~~~~~~~~~~~~~~~~~~~~~~~~~~~~~~~~~~~~~~~~~~~~~~~~~~~~~~~~~~~~악
|
|
혼자 설렁탕을 먹어 본 사람은 안다 [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