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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선배는 문화대마왕이다. 예술영화, 작가주의 영화, 화제의 영화 등 종잡을 수 없는 영화 취향으로 극장을 누빈다. 그 외에 전시와 공연 등에도 꾸준한 관심을 두고 있는 듯하다. 더불어 시사에도 밝다. 그런 선배보다 먼저 본 영화가 생겼다. 강선생님(쪼비 배 아주 깜쪽같더라구요)이 시사회 티켓을 사사한 것이다.
<아라한 장풍대작전>
* 스토리 무지 후지다. 일곱 명의 도인 중 한 넘이 어지러운 인간계를 다스리려고 오지랍을 떨다가 그마~안 원래 목적을 잊고 제 속의 파괴본능에 눈을 뜨고 결국 목적의식을 상실하고 살상에 혼을 빼앗겨 날뛰는데 이를 간과할 수 없던 나머지 여섯 무인들은 그를 봉인하게 되고 세월이 흐르고 흐른 어느 날 청계천 공사현장에서 인부들에 의해 깨어나고 자신의 봉인을 풀어 줄 열쇠를 찾으려고 나머지 무인들을 해하고, 다시 부활하려는 그를 막기에는 역부족인 아라치와 마루치는 스승들이 죽고 다치는 모습에 '욱'하는 정신적인 카타르시스의 도움을 받아 결국은 그를 막는다는... 헉헉헉;;;
* 일단은 상환(류승범)이 무술을 배우게 되는 과정에서 개연성이 떨어지고 떨어지는 개연성을 몇 마디 대사들로 덮어보려 한 점, 이 점 초반에 아주 거슬렸다. 폭력배에게 무진장 깨진 것이 主 요인처럼 나오고, '매일 줘터지고 다니지 마라'는 엄마와 경찰소장의 대사들이 이를 조력한다. 맞고 다니니까 억울해서 잘 싸우고 싶었겠지... 라고 넘길 수도 있지만, 영화 초반에 보여주어야 할 캐릭터에 대한 확실한 설정에는 실패했다.
* 흑우(정두홍), 이 아자씨 참으로 우울하다. 악의 상징처럼 나오는데, 대략 선이라 불릴만한 아루치 마루치와 쌍벽을 이루며 갈등을 조장하지만 전혀 산뜻하지 않으며 물리고 물린 캐릭터다. 어떻게 못된 놈은 죽어라 못된 짓만 하고 싸움은 또 절라 잘해요. 근데 결국엔 꼭 착한 넘한테 져요. 세상은 안 그런데...
무조건 나쁜 넘은 이제 그마~안.
* 폭력의 중언부언. 폭력도 영화 속에서는 한 동작 한 동작이 대사와 비슷한 역할을 한다고 보면 같은 말 또 하고 같은 말 또 했다. 눈 간질고 싶었다.
* 성환을 가르치는 스승들의 캐릭터는 각자의 색깔이 확연하지가 않았다. 세 명 정도가 적당하지 않았나 싶다. 지나친 과목별 학습!
* 그 외 잠실운동장 앞 분수씬, 성환이 친구에게 전화 건 씬, 흑우가 삼풍백화점, 성수대교, 가스폭발, 지하철 참사 등의 장면 등을 쭉 떠올리는 장면에서는 '엄... 감독이 너무 많은 걸 보여주려고 하네, 체하겠네' 했다. 장준환 감독도 <지구를 지켜라>에서 그러더니... 그 아픈 역사들은 감독들에게 십자가 같은가보다. 그 무거운 걸 한꺼번에 다 메고 갈라고들 한다.
But 그러나 이 영화는 참으로 볼 만했다. 왜냐? 바로 우리의 '막무가내 섹슈얼, 류 승 범'이 떡 버티고 있기 때문이다.
형만한 아우도 있음을 잘 보여준 류승범은 자신만의 아우라를 탄탄하게 구축해 가는 배우. 뭐 그 속에 갇힌다면 안타깝겠지만. 얄미운데 미워할 수 없고 귀여우나 닭살스럽지 않으며 밋밋하나 섹시한 묘한 표정들. '방송실'과 '잘 계시겠죠'와 같은 대사들은 웃음을 넘어선 감탄을 주었다.
류승범, 참으로 아름다운 청년일세!!!
뭐 사실 나는 컷도 모르고 씬도 모르고 미쟝센도 모른다. 동선과 대사 처리가 뭐가 잘 된 건지 그런 것도 모른다. 근데도 한 번 찝어봤다. 왜? 애정이 가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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