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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 스님들의 옷은 종이류의 것이었다고 한다. 그래서 비를 맞으면 옷이 흐물흐물해지고, 거기서 "비 맞은 중처럼 궁시렁거린다"는 말이 생겨난 것이라고 한다.
갈수록 흥미진진한 드라마 '발리에서 생긴 일'을 보고 있으면 내가 꼭 비 맞은 중이 된 것 같은 기분에 젖어든다.
나는 세상의 남자들을 심플하게 두 종류로 나누어 생각하며 살았다. 키 작은 남자와 몽스터... 170Cm 정도를 기준으로 여러 정황을 감안하여 분리시키곤 했다. 사실 몽스터는 남자로 보았다기보다는 제3의 성 정도로 인식했던 것 같다.
그런데 지난 해 여성전문방화범인 비의 등장 이후로 이러한 나으 남성관에 변화가 생겼다. '키가 커도 무섭지 않을 수 있구나'라는 생각이 조금씩 스며들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 흐물해진 경계를 조인성이 확실히 박살내 주었다. 키가 커도 무섭지 않을 뿐더러 귀여울 수도 있고, 심지어 멋져 보일 수도 있다는 생각을 갖게 해 주다니... 이제 나는 더 이상 키 큰 남자가 두렵지 않다. 수절(?)의 경지가 스님에 달하고 있는 이 시점에서 이를 '비 맞은 중'이라 하는 것은 의미는 다르나 적합한 표현인 듯 싶다.
(나으 기존의 남성관을 아는 사람들은 이 변화가 얼마나 혁신적인 것임을 알겠지)
이렇게 마음을 먹고 나니 한결 마음이 편하다. 내 속의 선입견 하나가 사라졌다는 기분에 마음이 넓어진 것 같고, 조금 자란 것 같기도 하다. 크게 말하고 싶다.
"나는 이제 키 큰 남자'도' 싫지 않다" 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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