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아침 확 바껴 버린 버스 개편에 불만을 토로하는 한 할머니의 말씀.
원래는 한 번만 타면 됐는데 버스 노선이 죄 바뀌면서 버스를 두 번 타야 하는데,
게다가 버스 요금까지 (파격적으로) 올라서 화가 난다고.
등에는 짧게 올려 맨 빵빵한 가방이, 손에는 뭔가 잔뜩 들어 있는 비닐봉지 두개를 들려 있었다.
20분이 지나도록 오지 않는 버스를 하염없이 기다리던 할머니는
어제부터 정류소에 나와 있는 서울버스개편요원(?)에게 역정을 내고 있었다.
이렇게 비싸면 이제 어떻게 다니냐고, 도대체 그 돈들 받아서 다 어디다 쓰냐고,
이러니까 늙은이들이 자살을 하는 것이라고, 목숨이 끊어지지 않으니까 자살할 수 밖에 없다고.
버스 개편이 자살까지 이어지는 것에 좀 당황스럽다가도 영 틀린 말씀도 아니고
그 말씀에 담긴 자조와 한숨에 괜히 나까지 화가 나더라는...
버스 개편이 단순히 '고치기'에서 끝날지, '나아지기'로 이어질지는 지금은 모르겠다.
내가 타는 버스는 노선이 그대로여서 더 모르겠다. 속도도 그대로고.
그래도 그건 알겠다. 지선, 간선이 헷갈린다는 거. 파랑, 녹색, 빨강, 노랑으로 칠해놓고,
B,G,R,Y로 표시해 놓았는데, 도당최 그게 무슨 의미인지.
파랑버스니까 B 써놓는 거, 그거 유머라고 봐야 하나.
버스 타는 누구라도 한 눈에 봤을 때 척 알아볼 수 있도록 하면 안 되나.
한글도 모르는 분이 많은데 아무 연관도 없는(파랑과 간선의 연관성, 애렵다) 영어 이니셜 하나 써 놓고 뭘 어쩌자고?
그런 어이없는 이니셜을 써 놓을 게 아니라 파랑버스는 간선버스니까, 차라리 'ㄱ'을 써놓는 게 옳지 않았을까.
관광객 대상 버스도 아닌데 뭐더러...
아, 좀 제대로 좀 해 봐봐봐.
돈 내고 짜증 내고 이게 뭐냐고.
할머니 화 내시잖아. 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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