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급한 마음에 영타로 놓고 한타를 칠 때가 종종 있는데 '나'를 영타로 좋고 치면 'SK'다.
내가 한 때 무지 사랑했던 이름의 이니셜이고 비디오테이프 팔다가 완전 대기업이 된 회사의 이니셜이기도 하다.
어제 전선배님과 명란파스타를 먹고 테이크 어번에서 커피를 마셨다.
파스타집에서 선배는 청치마 아래 타이즈를 입은 여인을 보며 뭐라고 말했다. 저게 유행이니? 그랬던 거 같다.
그 여인을 테이크 어번에서 또 만났다.
오늘 저녁 나나를 보고 돌아오는 버스 안에서 예쁜 스카프와 치마를 입은 여인을 보며 참 봄스럽게 입었다고 생각했다.
집 근처에 있는 여러 개의 슈퍼 중에서 가장 덜 애용하는 구석진 자리의 슈퍼에 갔다가 그 여인을 다시 만났다.
이건 그러니까 나나와 나나가 만난 우연이 어제 오늘 내게도 일어난 것 같다는... 뭐 그딴.
나나와 나나를 보면서 전선배님과 나를 닮았다고 생각했다.
물론 함께 영화를 관람한 편집장님은 억지라고 하셨지만.
대학교를 다닐 때마다 락 동아리에 가입해 드럼을 배웠다.
밥벌이가 되거나 말거나 그냥 두드리고 싶었다.
패션에도 관심이 많았다.
아르바이트로 번 돈의 절반을 청바지 한 벌 사는 데 날리기도 했다.
패션 사진을 스크랩하는 게 작은 낙이었다.
지금도 다섯 권 넘게 고이 보유하고 있다.
기자가 될 때도 패션기자가 되고 싶었었다.
너무 달라보이는 나나와 또 나나. 둘의 한면들이 내게도 있구나 했다.
편집장님 말씀이 일본어로 '나나'는 7이라고 한다.
나는 77년 7월 17일생이고
중학교 1학년 때 17번, 2학년 때 27번, 3학년 때 37번이었다.
똥손, 똥발 짓을 할 때마다 '나는 역시 칠칠이' 그러고 다닌다.
컨셉은 좋았는데 지루했던 영화에서 나와 연관시켰던 놀이~! 정도라고 해야 하나.
이 영화 이복 쌍둥이 같다.
* 영화 속 라이브 무대에서 나나가 입었던 의상은 내가 어제 입었던 의상 컨셉과 유사했다.
물론 몸매의 차이는 현저했지만. 나카시마 미카는 40킬로 나가면 많이 나가보이는 몸매였고,
내 사진은 구라다. 선배네 회사 로비에 초슬림 거울 비슷한 게 있었다. 말 안할라다가...
양심이란 몹쓸 놈의 궁시렁이 듣기 싫어서.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