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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어스타일을 바꾸는 건 재미난 일이다.
그런데 요번 건 좀... 지난 번 시원한 커트는 나름 괜찮았는데...
완전 아줌마 됐다.
그래도 앞머리에 핀 두개 찌르니까 박진희 닮았다고 한다. 우리 언니는... (역시 핏줄은 뜨거운 것~!)
엄마는 한 번 쳐다보고는 도로 인터넷 고스톱에 열중하신다. 딸래미가 어떤 지경인지 관심도 없으시다.
오늘 저녁 촬영을 마치고 서점에 들렀다.
책을 사고 나왔는데 그냥 집에 가기가 아쉬워졌다. 오랜만의 삼성동 나들이인데.
영화를 볼까 파마를 할까 망설이다가 결국! 파마를 선택했다.
삼성동 미용실들의 비싼 파마 가격에 깜딱 놀라며
유작가님이 얼마 전에 파마를 그럴싸하게 하고 온 '사라미용실'을 선택했다.
단돈 20000원에 '박진희 머리'를 한 것이다.
지하1층에 있는 5평 남짓한 사라미용실의 주고객은 아무래도 남성들인 것 같았다.
내가 파마하기 전에 두 명, 파마하는 동안 세 명, 내가 나오기 전 또 한 명, 총 여섯 명의 남성들이 이발을 하고 갔다.
(중간에 한 남자는 내일 오겠다고 하고 나갔으니까 그 사람까지 포함하면 일곱)
한 사람 머리 깎는데 5분 정도 걸리는 것 같았다. 완전 가위손 아줌마다. 거기다 요금도 5000원.
내 머리도 금방 말아주셨다. 근데 참 무뚝뚝한 아주머니는 내게 사적인 얘기는 한 마디도 안하셨다.
두 시간 동안 나는 아줌마의 명령 같은 말만 들었다.
'테레비 보지 마세요. 삐뚤게 말아지니까''
'고개 더 젖혀요.' '저기 열기구 앞에 앉아요.' 뭐 그런...
그렇게 아줌마와 왕꽃선녀님을 다 보고, 뉴스데스크 시작하는 것까지 보고 나왔다.
그런데 의외로 문을 나서는 내게 아줌마가 이런 말씀을 하셨다.
"소문 좀 많이 내 주세요."
홈페이지가 이럴 때 필요하지요~.
"삼성동 사라미용실, 수다스런 미용실 언니가 싫거나 주머니가 가벼운 분이라면 한번쯤 들러보세용~!
(샘플로 say를 먼저 만나보셔도 돼요) "
아, 마지막 남자 손님이 한 말이 참 압권이었다.
"장사는 안 되는데 머리는 참 빨리도 기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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