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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11.16 서울 중계본동 104번지 마을
왜 한 집에서 살아야 하는지 의문을 가진 적이 있다.
대학교 때였던 것 같은데, 아마도 학교에서 집까지 왕복 3시간이나 드는 거리를 다니면서 억울했던 모양이다.
집이 여러 개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돈이 많은 사람들이 여러 개 갖고 있는 집 말고
내가 집처럼 생각할 수 있는 곳이 여러 군데였으면 했다.
피곤하면 '집에 가고 싶다'고 생각한다.
왜 집일까. 왜 피곤하면 집에 가고 싶을까.
왜들 가정을 꾸미고 집을 만들까.
피곤한 일이 많을까봐?
혼자 살면 그 집은 외로워서 피곤해도 가기 싫은 집이 될까.
오늘 문득, 내 집에 내가 사랑하는 사람이 하나 기다리고 있었으면 하고...
그래서 사람들은 사랑하는 사람과 집에 사는 거구나 깨닫고...
나는 근데 그걸 못할 것 같아서 괜히 뭐하러 집을 만들까 딴지거는...
아무래도 나는 한 곳에 머무르기 어려울 것 같다.
여기 저기 마음 편하게 쉴 수 있는 여러 군데를 만들어서
바람처럼 떠돌면서...
갑자기 디게 서럽네. 아 눈물날라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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