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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섯발자국에 은혜를 잊는다'고 이칭(고양이를 가장한 퓨마)의 엄마가 말해 주었다.
고양이가 얼마나 배은망덕한 놈인지를 말하고 싶었으면 다섯발자국이라는 그 짧은 시간을 갖다 붙였나 싶고
밥 사주고, 모래 사 주고, 똥 치우고, 씻기는 세이의 온 몸에 상처를 남기는 메이의 얼굴이 스치고
<슈렉2>의 장화 신은 고양이의 초롱초롱 반짝거리는 그 눈빛이 떠오르고 그랬다.
고양이는 개처럼 복종심도 없고 같이 사는 사람을 동반자라고 생각하지 '주인'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했다.
처음에는 정 떨어져서 싫었는데 어쩌면 그게 현명한 것인지도 모르겠다.
무엇의 주인이 된다는 것부터가 말이 안 되는 거니까.
3일 동안 새벽에 들어가고 어제야 손을 털었다.
그 시간들이 뭉뚱그려 하룻밤처럼 아득하게 느껴진다.
첫 마감휴가를 받았다.
그리고 기다리던 고향 방문은 과감히 취소되었다.
고양이에게는 '은혜'로 표현되는 것을 이들에게는 '의리'로 바꾸어 말하고 싶다.
'다섯발자국이면 의리는 사라진다'
dudans와 龍의 의리저버리심에 사랑(?)하는 만큼의 깊은 배신감을 느끼며
역시 의리는 동성 간에만 존재하는 것인가 싶어
서글픔에, 내 그것들에게 서울서 사 먹인 밥과 술과 심지어 잠자리까지 마구마구 떠오르며
'에이 씨뎅~'을 남발하고 있다.
아, 이로써 우리들의 관계는 애증의 관계로 재설정되는 것인가.
그러함에도 불구하고
dudans가 얼른 저를 알아보는 사람들과 제가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살기를 바라고
龍이가 얼른 수험생활을 마쳐 제발 속 편하게 살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마음을 주면 쉽게 거두지를 못한다.
미운데 걱정되는 이 빌어먹을 이 상태를 무어라 해야 하나.
현재 유일한 전 재산인 카메라가 분실되어 과도한 상실감을 느끼고 있다.
두 상실감이 만나 세이의 속은 텅 빈 것 같다.
카메라는 다시 사면 그만이(라고 생각하고 싶)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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