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감이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마감 중은 'On Air'만큼이나 긴장을 늦추어서는 안되는 시간.
1시간 생방송도 아니고 이틀삼일씩 이어지니 그 긴장이 쌩쌩하게 유지되기가 힘들지만.
나처럼 '나안해나안해'를 즐겨 떠올리는 사람에게는 더구나.
마감 중일 때는 이것이 언제나 끝날까, 끝은 날까 하고 지레 겁을 집어먹곤 한다.
특히 해를 보고 시작한 일이 달을 보고, 다시 해를 볼 때까지 이어지면 내가 있는 공간의 시간만 멈춘 것 같을 때도 있다.
한 번 깨어진 바이오리듬은 시차 적응만큼 힘이 든다.
오전 11시에 잠이 들었다가 오후 3시에 일어나고 다음날 오전에 집에 들어가고 다시 오후에 잠이 깨고...
이런 생활을 이틀 이상 하고 나면 내장 기관들은 제 라이프스타일이 깨졌다며 아우성이다.
머릿속은 하얀 연기로 가득해 뿌옇고 원활하지 못한 배변 활동으로 배는 빵빵하게 부풀어 오르고 입천장은 벗겨지고 먹는 것마다 깔깔하니 이런데도 꿈쩍 않는 체중이 실로 놀라울 따름이다.
배열표의 기사들이 하나 하나 완성될 때마다
'벌써 이만큼이나 했나' 보다
'아직 요거밖에 못했네' 하는 생각이 들 때가 9할이지만,
가끔은 삼미슈퍼스타즈의 정신, "잡기 힘든 공은 잡지 않고, 치기 힘든 공은 치지 않는다"가 불끈 생각나
교정이고 수정이고 다 때려치우고 싶지만,
내가 마무리짓지 않으면 이 일을 누가 할 것이며,
이 상태로 손 놓을 거였으면 처음부터 시작하지 말았어야지, 하는 책임감들이 눈꺼풀을 확확 잡아당긴다.
더구나 잡지라는 언론매체가 가지는 공정성과 신뢰성을 생각한다면(누가?)
정녕 하기 싫다고 하지 않을 수 있을까.
다른 팀에서 이외수 아저씨를 인터뷰했는데 하루에 담배를 서너갑씩 피우신단다.
나도 모르게 "매일 마감이라서..."했다.
기자들끼리 한바탕 웃었다.
자리를 털고 일어서는데 반나절이면 가득 차오르는 휴게실(?)의 요강만한 재털이...
이렇게... 이렇게... 또 한 권의 잡지를 마감'했'다.
죄만 깊어지는 게 아닐까. 이번 호도 어김없이 발휘된 장구라의 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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