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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강&4>의 역사는 내 기자 생활의 바로미터다.
수습기자 딱지를 막 떼고서 처음 받아든 일이 <청강&4> 001호 작업이었다.
이제 나는 4년차 기자가 되었고, <청강&4>는 007호의 탄생을 눈앞에 두고 있다.
1년에 두 번 제작되니 3년 반, 14계절을 돌았고 42개월이 흘렀다.
지금껏 내가 만난 청강인들을 합치면 청강문화산업대학을 하나 더 만들 수 있을 것이다.
금방 질리고 질리면 다시는 안 먹고 안 보려는 경향이 있는데 그것이 사람에게도 종종 발휘된다.
그러하니 가까운 지인들은 내가 4년째 <청강&4> 기자로 일하는 것을 의아해하기도 한다.
그럴 때면 참았던 생리현상을 터뜨릴 때처럼 시원하게 말한다.
“청강의 아이들이 나를 좋아하거든.”
말하는 중에 낱개 영어 단어 섞어 쓰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데 가끔 섞어 쓰는 단어가 있다.
‘flexible'. 나는 이 단어를 몹시 좋아하며,
자신이 만든 높은 벽을 사방에 만들어 그 속에 갇혀 살면서도 심지가 곧은 척, 주관이 뚜렷한 척 하는 이들을 경멸하는 쪽이다.
사고가 유연한 사람이 좋다.
외부의 것을 받아들이든 아니 받아들이든 탄력적으로 반응하는 사람. 청강인이 그렇다.
그래서 청강인하면 ’flexible'이 떠오르고 청포묵이 떠오른다.
여물지 않았지만 반듯하고, 탄력적이지만 부러지지는 않으며, 젊음 그대로를 즐기는 투명한 열정이 있기에.
청강의 인터뷰이 중 누구도 나를 실망시킨 적이 없다.
주로 인터뷰와 기획 기사를 쓰는 피처 기자인지라 대한민국의 수많은 유명인사들을 만났었다.
연극배우 박정자, 시인 황지우, 안철수 대표, 화가 김점선, 무용가 홍승엽, 작가 이인화, 무대예술인 김성녀, 국악인 김용우, 뮤지컬배우 김선경, 영화평론가 이효인과 김영진 등.
사회적으로 인정받고 각자의 영역에서 최고의 반열에 든 인물들인지라 어쩔 수 없는 감동이 있고,
지나온 삶을 듣고 있자면 마음속에 작은 소용돌이가 일곤 한다.
인터뷰가 끝나면 어디서부터 어떻게 기사를 써야 할지 막막하다.
주옥같은 삶에 티가 될까봐.
청강인들과의 만남은 그러한 유명인사들과의 만남에 절대 뒤지지 않는다. 감동 또한.
이제 막 스물의 문턱을 넘어섰다고 내심 어리게 보려는 선입견은 와장창 깨져버린다.
출발선에 선 이들의 삶의 자세가 결승선을 넘어선 이들의 삶의 자세보다 낮거나 얕지 않음을 알게 된다.
이 시대의 많은 젊음이 한심해 보이는데 청강인들은 다르다.
겉으로는 해맑은 모습이지만 속으로는 삶에 대한 고민으로 치열하다.
그 치열함이 눈물나게 아름답고 고맙다.
동시대를 살아가는, 나보다 어린 젊음들이 세상을 아름답게 만들고 있음에 서른을 눈앞에 둔 나태한 내 모습을 반성하게 된다.
고백하건대 “나는 청강인들을 사랑한다. 그대들이 청포묵으로 있는 한 나는 이별할 생각이 없다. 혹 헤어져야 하더라도 내 사랑은 화석이 되어 변치 않을 것을 굳게 다짐한다.”
이상 <청강&4> 007호 권두기사 '청강 오브제'의 기자편, '청강인은 청포묵이다' 였습니다.
내일까지 써야할 기사가 20개인데 요거 1개 쳤습니다.
저녁으로 먹은 스파게티가 미슥거리고 머리가 띵하고 낮잠을 잤는데도 졸립니다.
나가서 바람이라도 쐬고 싶은데 너무 컴컴합니다.
(이럴 때 같이 걸어줄 그는 어디에... 당신, 잡히면 죽었어!)
오늘은 무슨 일이 있어도 밤을 꼴딱 새서라도 10개는 쳐야 합니다.
아 데드라인 없는 삶을 살고 싶습니다. T.T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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