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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lking About : 무당벌레 한 마리

Name : borasay

산본이라는 곳에 갈 일이 있었다.
갓 오픈한 마트 양옆으로는 미처 진열되지 못한 상품들이 키보다 높이 쌓여있었다.
고객들을 위해 마련한 쉼터에 앉아 잠시 쉬었다.
무료로 나누어줄 무를 쌓아놓은 파레트가 시야를 가리고 있어 답답한 안정감을 느끼던 중
무당벌레 한 마리를 보았다.
엄청 큰 랩에 덮힌 무 더미 속으로 들어가려는 듯 무당벌레는 서성이고 있었다.
가까이 다가가면 놀라 달아날까, 달아나봐야 차도인데, 그러면 죽을 텐데 싶어
멀찍이 계속 바라보았다.

무밭에서 살았을 놈.
무밭이 세상의 전부인 줄 알고 살았을 놈.
무를 따라 얼떨결에 산본까지 흘러왔구나.
놀랐을까. 신기해 하고 있을까.
저 놈 이제 어느 집 부엌까지 들어가
자지러질지 신기해 할지 모르는 무 주인에게
죽음을 당할지 고이 날려보내질지 알 수 없다.
아, 예측불가능한 미래의 무당벌레.
숙명 같은 등딱지의 화려한 무늬가 그를 살게 할지 죽게 할지.

하루가 지났다.
잊고 있다가 문득 생각이 났다.
너나 나나 참...

용이형 2006/01/20 *
이 글도 맘에 든다.. 허허... 그러고 보니 세영이 글 잘쓰네... 오늘에서야 니가 글 쫌 쓰는 넘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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