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에 떨어졌을 때... 가 19살!
뭔가에 좌절할 일이 없었던 나이.
좌절하더라도 그다지 사회적인 좌절이 아니었던 나이.
이 사회로부터 거부 당한 기분,
한국이 나를 원하지 않는다는 기분.
나의 과대망상은 끝도 없이 치솟았다.
아, 나는 진정 '잉여인간'이란 말인가.
어느 화창한 봄날, 외할머니가 부엌에서 밥상을 차리고 계셨다.
내내 아무 말씀도 없으시던 외할머니가 하신 말,
"3년 동안 공부만 했을 텐데 우에 떨어짔노?"
그 날, 외할머니에게서도 거절을 느꼈다.
핏줄조차 내게.
4년 동안 기자 일을 하고 기사를 썼는데
아직도 잘 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지 않는다.
스스로도 이럴진대 독자라는 이름으로 내 글을 보는 사람들은 어떨까.
안철수연구소의 김철수 대표를 만나 인터뷰를 하고 꽤 성공적으로 끝냈다고 생각했다.
이틀이 지났는데 어디서부터 풀어야할지 가닥을 못 잡고 있다.
'마음의 중간'을 어떻게 잡아내야 할지 '인터뷰이를 감동시키는 원고'를 어떻게 써야할지.
깜빡이는 커서가 다그치는 듯 재촉해
아예 컴퓨터 앞에 앉지도 못하고 계속 밖으로 돌았다.
왜 잘 하지 못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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