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껏 수없는 적군을 만났지만
나름 심각한 부상도 입어봤지만
이번 건 회복하는 데 얼마나 걸릴 지 가늠이 안 된다
내상은 잘 안 낫지도 않고 완치도 안 되는데 큰 일
영원히 직립보행이 불가능할지도 모르겠다
윽 깊이 찔렸다
쪽이 과도하게 유실됐다
이걸 이겨내면 무지하게 숙성
이걸 못 이겨내면 머리에 꽃
끊임없이 파병하는 하느님
(조씨, 난 절대로 크리스챤이 될 수 없다)
언젠가는 잊겠지만 지금은 아니니
꽤 힘든 시간이겠지
물풀처럼 달팽이 점액처럼 끈적하고 느린 시간이겠지
이제 시작이라고 생각하니 아득
궁금증이나 위로의 멘트, 일체의 리플 사양!
자기연민대마왕 세이를 자극하는 일
여기 오는 몇 안 되는 나의 지인들에게 알리고 싶었을 뿐
끔찍한 내상을 당했었던 아이였음을 기억해주길 바라는 욕심에서
훗날 이해 못할 짓을 하더라도 어여삐 여겨주길 바라는 이기심에서
세이의 시간이 빨리 흐르기를 소망해 주길 바라는 부질 없는 바람에서
